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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 학술지
프랑스 지역어의 경계와 사회문화적 표상(表象) Une etude sur la frontiere des langues regionales et la representation socioculturelle en France
  • 비영리 CC BY-NC
ABSTRACT
프랑스 지역어의 경계와 사회문화적 표상(表象)

Cet article s'inscrit dans un vaste courant qui a traversé la sociolinguistique: la frontière des langues et la représentation. Le passage du concept du patois à celui des langues régionales a signé un apport de politique linguistique, permettant de promouvoir une réforme internatiolnale et domestique.

Diverses lois des langues et des cultures régionales et minoritaires en France ont tenté de redécouvrir la représentation socioculturelle et d'établir des mesures entre modifications scolaires et transformations des lieux.

Cet axe porte sur les conséquences des actions juridiques(Charte européenne des langues régionales ou minoritaires; Loi Deixonne:relative à l'enseignement des langues et dialectes locaux; Loi Haby) en replaçant le processus de hybride linguistique, particulièrement l'occitan(les langues d'on) et le corse dans la longue durée de l'histoire avec des pays voisins.

KEYWORD
langues regionales , frontiere linguistique , representation , Mediterranee , contact
  • 1. 서언

    지역의 다양한 언어권이 존재하는 사회의 언어정책은 주로 국가어를 규범어로 지정하고 각 지역에서 분화된 여러 방언의 기능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프랑스 역시도 중앙집권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하여 표준어의 체계적인 규범화와 세련화를 앞세운 법령을 언어정책의 발판으로 삼아왔다. 반면 지역어1)를 수호하려는 단체의 오랜 노력과 국제적 연대운동으로 말미암아 국가어와 더불어 다양한 지역어가 공존해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지역어가 형성되고 확산되는 과정은 이웃 언어들과의 교류에서 기인된바 언어 내적인 변동뿐만 아니라 제도, 사회, 정치적 요인을 포함한 언어 외적 동인도 고려되어져야 한다. 이에 언어 교류의 경계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 경계는 육지와 해양, 또는 섬을 기준으로 하되 지중해를 교류의 중심지로 삼아 다핵적 언어 교류가 이루어졌음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지역어는 언어 생성의 기원을 들어 크게 두 축으로 나눈다. 첫째,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생성된 언어인 바스크어권, 브르타뉴어권, 카탈란어권, 옥시탄어권이 있다. 둘째, 국외를 근간으로 한 언어권으로서 독일어권의 알자스어, 이탈리아권의 코르시카어, 네덜란드어권의 플랑드르어로 구분한다.

    게니에2)는 소수의 문화와 언어의 위상측면에서 지역어 정책을 다루어야함을 역설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지역어를 부활 혹은 수호하려는 운동가와 언어의 도구적 기능을 배제한 채 상징적인 기능만을 과대평가하는 학자들의 모순을 이중의 위험으로 지적한 바 있다. 물론 프랑스어와 지역어를 이중으로 구사하는 화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유럽 지역어 및 소수언어 헌장>(Charte européenne des langues régionales ou minoritaires 1992)과 같은 유럽연합 차원의 연대속에서 지역어는 각 국가의 문화유산으로 보호하는 언어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1)지역어의 개념 정의에 대해 첫째, 프랑스어 이외에 프랑스 영토 내에서 사용되는 언어 전체인 ‘프랑스의 지역어 혹은 소수어’(les langues régionales ou minoritaires de France) 둘째, 언어와 대립하는 개념은 아니나 한 언어 체에서 구별되는 다양한 변이체인 방언(dialecte) 셋째,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요즘은 사용빈도가 적은 사투리(patois)로 설명할 수 있음. 그러나 역사적 시기에 따라 부분적으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 왔고 오늘날은 지역어로 통칭되고 있음. Miller, 2010. p.1  2)Hagège, 1987, p.199 재인용

    2. 프랑스 지역어 법령의 역사적 추이 및 특징

       2.1. 역사적 추이

    프랑스 지역어의 언어 경계를 법적인 규범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언어정책은 역사적 추이에 따라 모국어의 위세를 정의하고 확산시키는 시기와 실행에 있어 적극적이지는 않으나 지역어를 인정해주던 시기가 교차로 있어왔다. 왕이 사용한 지역어인 프랑스어를 최초로 공식화 한 <빌레르 코트레 칙령>(Ordonnances de Villers-Cotterêts 1539)은 백년전쟁을 겪은 혼돈된 국내정서를 극복하고자 중앙집권화를 단행한 절대 군주 프랑수와 1세의 강력한 조치였다. 반면, 현실에서는 절대 다수였던 다른 지역어들의 화자를 국가이익의 차원에서 처벌 또는 제재를 가할 수는 없었으므로 프랑스어가 크게 확산되지 못한 채 여러 지역어가 유지되고 있었다. 이후 프랑스 대혁명 중에 작성된 <그레구아르 보고서>3)(Lettres à Grégoire sur les patois de la France 1790-1794)는 실제 통용되는 언어를 조사하였고 그 결과 사투리(patois)는 인정되어야 하며, 개념과 권리에 대해 주목했다4). 한편, 프랑스어의 국가어로서의 정립과 더불어 지역어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접근한<덱손법>5)(Loi Deixonne:relative à l'enseignement des langues et dialectes locaux 1951)은 지역어 교육 시행을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한 법령으로 초·중등학교에서 지역어 교육을 인정하고 확대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역어 교육이 제도권 영역으로 도입되는 데는 수년이 흘러야 가능했으므로 아제즈의 주장처럼 이 법령은 오히려 주된 언어와 지역어로 양분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언어 경계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세 개의 방언권은 배제시킨채 네 개의 언어만을 위한 결과임을 강조한다6).

    이렇듯 자국의 지역어 수호 관점을 벗어나 현재는 국제적인 관심으로 부상하게 되었으며 앞서 설명한 <유럽 지역어 및 소수언어 헌장> 뿐만 아니라 유엔의<시민과 정치법 관련 국제 협약>(Pacte international relatif aux droits civils et politiques 1991)에서도 언어의 권리에 대해 소수 민족‧언어를 보호하는 입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각 국가는 세부 행동 지침 및 협약 조항의 승인을 고려해야 하는데 프랑스의 경우는 1999년에 98개의 조치 중 39개를 채택함으로써 하나의 유럽 속 다양성을 인정하는 유럽의 정책에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다’라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며 최소한의 요건을 수용한 것이지만 일상과 공공 생활 속에서 지역어와 지역문화의 교육과 사용에 불이익을 받지않을 권리를 인정한 셈이다.

       2.2. 지역어 법령의 특징과 적용

    지역어 관련 국가의 권리와 의무를 규율하는 법령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흐름을 추적해봄으로써 지역어 경계의 특징과 적용의 의미를 파악해보자. 지역어 관련 대표적인 법령은 <덱손법>이나 그 이전에 이루어진 <사디 카르노 법령>(1894)은 우체국 전신 서비스에서 바스크어, 브르타뉴어, 가스코뉴어, 프로방스어를 포함하고 있다. <덱손법>이 교육의 권리를 정의했다면 <사디 카르노법>은 실제 활용도가 높은 지역의 언어를 인정하고 감안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 르네 아비가 제안한 교육 개혁의 일환으로 제정된 <아비 법령>(1975)은 지역어와 지역문화 교육을 모든 제도권의 교육 단계에서 실행하자는 것이다. 그 특징으로는 가장 위세가 있는 지역어를 브르타뉴어, 바스크어, 카탈란어, 코르시카어, 랑그 독 제어(les langues d'oc)로 규정하고 덱슨법에서 정의한 옥시탄어를 랑그 독 제어로 세분화하였다. 한편, 육지의 경계를 벗어나 섬 언어권 관련법이 존재하는데 코르시카(1989), 폴리네시아와 타히티 언어들(1996), 뉴칼레도니아 언어들(1999), 해외령의 크레올어(2000)를 포함하는 지역어를 국가 언어 유산으로 지정하고 발전시키는 법령이다. 실제로 프랑스 지역어의 위상은 구체적인 법령에 의해 제도화되기도 했으나 일부언어들은 공식적인 지위 없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법령의 기반을 갖추기 이전 지역어로 선정된 시기로 구별해 보면 <덱손법>에 의해 바스크어, 브르타뉴어, 카탈란어, 옥시탄어(1951)를 시작으로 코르시카어(1974),타히티어(1981), 4개의 멜라시아어(l'ajië, le drehu, le nengone, le paicî 1992), 갈로어, 프랑크어, 알자스어(2006)로 구별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프랑스의 언어에 포함되는 10개의 언어 공동체는 다음과 같다7). 브르타뉴어, 카탈란어, 코르시카어, 크레올 제어, 독일어/알자스어, 바스크어,룩셈부르크어/모젤어, 네덜란드어/플랑드르어, 옥시탄어, 랑그 오일 제어로 분명하면서도 뚜렷한 수용과정이 있었음을 잘 보여준다.

    사실상 프랑스 지역어 법령의 가장 큰 특징은 사전에 실시된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조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인데 최초의 방언 조사로 알려져 있는 <그레구아르 보고서>는 대혁명의 과정에서 국가의 단일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방언을 다루었다는 견해가 있으며 그 조사방법과 결과에 대한 해석이 공식적이지는 않았다. 반면 내무부 산하 통계국에서 각 도의 도지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1807-1812)가 있었는데 조사 방법이 공식적이기는 하나 강제성을 띤 것으로 오랜 세월동안 지역어에 녹아있는 화자들의 풍습과 정신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각 도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기록된 텍스틀 정리하는 것에 그쳤다. 또한 언어 교류를 알 수 있는 어휘에 대한 조사를 생략했다. 이는 프랑스에서 지역어에 대한 관심이 주변부를 벗어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국가차원이 아니라 지역의 부단한 노력으로 설득해왔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역과 사회적으로 그 의미를 확장해간 지역어 수호 단체들은 <유럽 지역어 및 소수언어 헌장>이 프랑스 지역어 정책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8)(1999)에서 향후 나아가야할 바를 보게 된다. 프랑스어에 존재하는 지역어를 정확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고 지역어로 규정짓는 규범의 새로운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다양한 정치적 목적을 분석하고 역사적 추이 속에서 언어의 지역주의를 법령으로 연관시키는 데 주목했다9). 동일한 맥락에서 제 법령의 적용이 미치는 범위는 일상 혹은 공공 생활 속에서 지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권리와 국가의 언어유산으로 부여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지역어가 프랑스의 제도권 교육 안에서 지속적이고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법령의 실제적 적용이 큰 의미를 갖는다.

    3)Les dossiers de réponses sont à la Bibliothèque de la Société de Port-Royal, Paris, Manuscrits Révo 222 et Révo 223, et à la Bibliothèque Nationale, NAF 2798. Une partie a été publiée:A.Gazier,Revue des Langues Romanes, de 1874 à 1879. A. Gazier, Lettres à Grégoire sur les patois de la France, 1790-1794, Paris, A. Durand et Pedone-Lauriel, 1880. L'enquête a fait l'objet d'abondantes études ces dernières décennies. Cf. M. De Certeau, D. Julia, J. Revel, Une politique de la langue. La Révolution française et les patois. L'enquête de Grégoire, Paris, Gallimard, 1975. Merle, 2010, p.11 재인용.  4)Hagège, 1987, p.197 “[Le patois] est une langue de frères et d'amis [...]. Pour le détruire, il faudrait détruire le soleil, la fraîcheur des nuits, [...] l'homme tout entier.»  5)«L. 51-46 Deixonne Art. 1er.-Le conseil supérieur de l'éducation nationale sera chargé, dans le cadre et dès la promulgation de la présente loi, de rechercher les meilleurs moyens de favoriser l'étude des langues et dialectes locaux dans les régions où ils sont en usage. Art. 2-Des instructions pédagogiques seront adressées aux recteurs en vue d'autoriser les maîtres à recourir aux parlers locaux dans les écoles primaires et maternelles chaque fois qu'ils pourront en tirer profit pour leur enseignement, notamment pour l'étude de la langue française.» Conservatoire du patrimoine de Gascogne. 2010. pp.24-25  6)Hagège, 1987, p.198  7)Miller, 2010, p.2  8)Actes du Colloque(11-12 juin 1999), Université Paris V, THEDEL (Laboratoire Thérie et description linguistique), «Langues et cultures régionales de France:État des lieux, enseignement, politique)»  9)Clairis, 1999, pp.105-199

    3. 지역어의 외적 동인, 언어 교류

       3.1. 육지의 경계

    언어 교류와 경계와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평화적인 방법인 지리적 경계를 언급할 수 있는데, 이는 산맥, 평원 등의 육지의 경계뿐만 아니라 섬과 같은 해양의 경계를 추정해볼 수 있다. 육지의 경계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는 고대 지중해 상권의 육지 교역로 역할을 했으며 밀, 포도주, 올리브 등 농산물과 광물이 활발하게 거래되었다. 특히 남부 프랑스는 지중해 상권의 한 구성원으로서 외래 언어의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볼 수 있다. 프랑코프로방스어, 카탈란어, 카스틸라어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카발리와 세라는 이탈리아의 발다오스테 언어상황을 사회적 표상으로 설명하면서 표상의 인지‧정의‧상징적인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심리학의 이론이 필요함을 주장했다(Lambert 2007:40). 이 지역은 프랑코프로방스어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의 지역 정체성과 더불어 유럽의 정체성이 중첩된 곳으로 설명할 수 있다. 프랑스와 스위스의 지리적 경계에 위치한 발다오스테에는 스위스 로망 방언과 프랑스 사부와지방의 언어와 유사한 프랑코프로방스어 화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발터에 의하면 그 화자들은 중세 때부터 이곳에 정주하였고 발타오스테가 사부아 가문에 예속되면서 16세기에 이르러 행정언어로 통용되던 라틴어 대신 프랑스어가 사용되었으며 점차적으로 종교, 교육, 부르주아의 언어로 확산되어 갔다(Walter 1994:148). 이후 1948년에는 이 지역에서 프랑스어가 공식어의 위세를 갖게 되었는데 언어 발생적으로 볼 때 프랑코프로방스어는 이탈리아-로망어 계열이 아니라 프랑스어나 프로방스어와 마찬가지로 갈로-로망어에서 나온 방언10)이다. 이로써 지리적 경계는 언어의 교류에 있어 큰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언어 교류를 야기하는 요인들은 다양하나 위에서 언급한 산맥뿐만 아니라 평원을 넘어 영향을 주기도 한다. 스페인의 카탈란어는 프랑스의 루시옹 지역에서도 사용하는 언어로서 이미 중세 문학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 프랑스에서는 1976년 페르피냥에서 카탈란어를 가르치는 유치원이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을 계기로 1982년부터는 페르피냥 대학에서 교과과정으로 가르치며 연구되고 있다. 또한 카스틸라어는 11세기에서 13세기에 걸쳐 확산되었는데 프랑스의 길이라는 별칭으로 통하는 성지순례길을 통해 머나먼 평원을 지나 프랑스어와 프로방스어가 사용되는 지역까지 언어 변동에 영향을 주었다. 그 예11)로써 manjares(mets), viandas(aliments,nourriture), vinagre(vinaigre) 가 있다. 평화적인 교류의 또 다른 유형으로 결혼을 꼽기도 하는데 스페인왕과 프랑스 공주의 결혼으로 언어의 교류(homenaje-hommage;mensaje-message)12)가 더욱 빈번해졌고 이러한 언어 변동은 중세 전반에 걸쳐 이루어졌다.

    또한 이탈리아 피에몬테에도 프랑코프로방스어 화자가 있으며 나아가 베네벤토 주에는 집단 거주지가 일을 정도로 13세기경 이탈리아 남부에 정착하게 된 프랑코프로방스의 역사적 배경과 연관이 있다. 발터는 이에 대해 인구의 교류와 이동이 “이 곳의 선임자인 호엔슈타우펜 왕가의 무슬림 용병들에 저항한 프랑스 앙제 가문의 욕망”의 결과로 추정하고 있다13). 이렇듯 프랑스의 한 지역어인 프랑코프로방스어는 지중해의 한 육로 교차로였으므로 이탈리아, 독일, 시칠리아, 아랍의 외적 영향을 받아 언어 교류를 한 것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3.2. 해양의 경계

    해양의 경계가 어떻게 달리 해석되고 있는지에 대해 코르시카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르시카는 기원전 240년경 로마의 식민지였고 이후 시칠리아, 피사 왕국을 거쳐 1769년에 프랑스로 병합되었다. 그러나 통용되는 공동의 사회문화적 관습으로 프랑스어보다는 19세기까지 코르시카어를 주로 사용하고 지식인들은 이탈리아어를 말하기도 하였다. 학교에서의 프랑스어 교육 영향으로 20세기부터는 프랑스어와 코르시카 어를 모두 구사하는 이중 언어 화자가 보편적이었다.

    코르시카는 지중해의 섬으로 여러 세력들 간의 각축장이자 교류의 한 축이었다. 이곳은 939년 무슬림 치하 스페인의 칼리프였던 압 알-라만 3세에 의해 지중해의 상업지로서 인정받았다14). 이후 중세 코르시카는 지형적 특징에 따라 다른 지중해 연안의 도시형성과는 달리 시골이 발달되었고 기독교와 정치를 발판으로 사회가 구성되었으며 점차적으로 근대의 모습을 갖추어 나갔다. 언어 교류의 근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코르시카어가 어떤 언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는지를 필요로 한다. 사실상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어와 유사하고 이탈리아 중부 화자들과 공통적인 특징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코르시카 남쪽인 사르데냐의 사르디니아어 및 시칠리아어와도 관련이 있다. 반면, 인접한 이탈리아의 언어들과 유사한 코르시카어는 마지막에 위치하는 모음 u 15)가 존재하는데 이는 라틴어의 흔적으로 이미 이탈리아어에서는 사라진 언어 변동 현상이다.

    이렇듯 해양의 경계는 육지의 경계보다 고립되지 않았으며 언어의 교류가 더 활발히 진행되어 다양한 언어에서 영향을 받아 언어 변동이 이루어졌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특히 지명은 고유의 언어를 유지하는 경우가 흔한데 다음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코르시카어의 마지막 모음 u의 특징으로 오히려 민중 라틴어에서 유래된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가 더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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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결과는 어휘의 변동이 지리적인 근접성뿐만 아니라 정치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증거가 된다. 코르시카가 피사와 제노바의 지배를 받은 후 도시 및 지역이름은 이탈리아어에서 비롯되었지만 15세기와 16세기에 이르러 프랑스 지도에는 프랑스어로 번역이 되었으므로 코르시카가 프랑스에 병합되자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민중 라틴어계열의 언어로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는 어휘의 유사성이 존재하는 바 코르시카어의 어휘변동은 토착어의 습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지할 수 있다.

    역사의 프레임에서 볼 때, 1세기 코르시카에 유배된 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통용되던 토착어를 알지 못했고 코르시카인이 사용한 언어는 이베리아인의 언어와 유사하다는 기록이 존재 한다17). 이 섬은 중세에 라틴화가 이루어졌으므로 라틴어가 유입되기 이전에 이미 언어가 존재했고 이후 라틴어의 영향 하에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볼 때, 코르시카와 사르데냐는 행정적으로 하나의 로마 속주였으므로 정치·언어적 통일성을 이루었을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견해가 있다. 서로마의 언어권이었던 갈로-로망어, 이베로-로망어, 이탈리아-로망어의 육지 경계와는 달리 섬의 경계에서는 중부 이탈리아 화자나 사르데냐의 화자처럼 모음의 장단 구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18). 또한 서로마의 멸망이후 코르시카는 반달족과 고트족의 지배를 받는데 이 시기에 코르시카와 사르데냐의 언어적 특성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10)Tuaillon. Gaston, Le francoprovençal. Progrès d'une définition, Aoste(St-Nicolas), Centre d'études francoprovençales René Willi주, 1983,p.68(d'abord paru les Travaux de linguistique et de littérature X 1, 1972,Klincksieck), ainsi que:Tuailon. Gaston, «Faut-il, dans l'ensemble gallo-roman, distinguer une famille linguistique pour le francoprovençal»,dans Guillorel et Sabille Langues...(réf.1), pp.142-149. Walter, 1994, p.437 재인용  11)성지순례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는 어휘의 예임. Walter, 1994, p.186  12)Walter, 1994. p.186  13)Martinet, André, compte rendu de Dieter Kattenbusch, Das Frankoprovenzalische in Süditalien, GNV, Tübingen, Narr, 1982, dans Mediterranean Language Review, Wiesbaden, Otto Harrassowitz, vol. 3, 1986, p.115-117. Walter. 1994, p.148. p.437 재인용  14)Arrighi, 2008, p.148  15)pastu “repas” (it. pasto); topu “rat” (it. topo); ditu “doigt” (it. dito); sollu “sou” (it. soldo), etc. Walter, 1994 p.247  16)출처: Miller, 2010, p.127  17)Dalbera-Stefanaggi, 2002, p.7  18)Dalbera-Stefanaggi, 2002, p.9

    4. 지역어의 사회문화적 표상

    지역어의 경계와 사회문화적 표상에 대한 논의를 위해 사회언어학에서 말하는 언어의 층위 개념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퍼거슨은 1959년에 사회에서 자유자재로 통용되는 2개 언어 병용현상(diglossie)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가정에서 별다른 큰 노력 없이 습득하는 화자의 첫 언어를 하위 다양체(variété basse)로 반면, 학교에서 학습을 통해 배우게 되는 언어를 상위 다양체(variété haute)로 구분하였다. 칼베는 위의 개념 정의를 토대로 표준어와 지역어의 개념에도 이러한 언어의 층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19) 가르디와 라퐁에 따르면 지역어에 대한 의미는 주변과의 관계에서 표식이 되는데 지배언어에 대해 외연적인 기능을 할 수 없는 피지배언어인 방언은 지역적인 차이로 인해 상실감이 존재하는 사회문화적 표상임을 지적했다20). 이러한 차원에서 부르디외와 볼탄스키는 국가어를 지정하고 합법화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역어에 대한 개념은 이해할 수 없는 언어, 거칠고 혼돈을 주는 언어로 구별되었다고 분석했다21).

    이렇듯 지역어의 사회문화적 표상에 대한 담론은 소극적이고 불편함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역어 속에 담긴 역사, 관습, 민속 등의 풍부한 문화는 공유하고 이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바로 언어의 이동성은 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적 산물이며 가치 있는 문화 교류의 한 광맥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교류는 경계를 넘나들며 다핵적으로 영향을 끼쳤으며 그 산물인 지역어의 변화와 양상을 살펴보는 것은 사회문화적 표상의 한 예로써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지중해 언어 교류의 구체적인 사례로 랑그 독 제어를 들 수 있는데 그 변화는 관련 있는 이웃 언어와의 교류에서 비롯되었다. 랑그 독어는 프랑스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11세기부터 이미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 깊은 언어다. 12세기부터는 현재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일부까지도 포함하는 옥시탄지역의 공통 언어로 서정시를 주로 표현했던 옥시탄어로 명명되었다. 남부 프랑스의 옥시탄어로 적힌 트루바두르의 시는 여러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프랑스 북쪽의 프랑스어와 포르투칼어, 카탈란어, 이탈리아어에도 부분적인 영향을 끼쳤다. 부와이예에 따르면 랑그독 지역의 백과전서파들은 옥시탄어의 상대적 열등성이나 혹은 비합법적인 사회언어의 위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22). 당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이언어에 대한 사회문화적 표상은 1790년 그레구아르 신부의 보고서에서 뚜렷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수도 파리처럼 도시가 아닌 시골 사람들의 방언에 관한 조사의 배경이 프랑스어로 혁명의 이상을 전파하기 위한 걸림돌이 프랑스 언어의 다양성에 있음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대혁명시기의 사회언어학적 표상은 북부 프랑스어권(랑그 도일어권)과 남부 프랑스어권(랑그 독어권)의 대표인 프랑스어와 옥시탄어 2개 언어 병용상황과 방언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시도였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지역의 노력으로 1854년 이 곳 프로방스 지역에서 비롯된 지역어 문학 부흥운동인 펠리브리즈 운동과 프로방스 시인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스트랄 덕분으로 옥시탄어 연구는 부활하게 되었다.23)

    언어의 사회문화적 표상을 살펴봐야 되는 필요성은 어휘가 집단 정체성을 추구하기 위한 민족사회문화의 가치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24).내연적이든 외연적이든 언어와 문화 속에는 어떤 형태의 표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Calvet, 2009, pp.35-36  20)Boyer, 2001, p.56  21)Boyer, 2001, p.57  22)Boyer, 2001, p.58  23)이는 18세기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진행된 지역어 수호 운동으로 하나의 지역 언어를 이데올로기로 삼은 사례로 주목받았음  24)Aléna Garabato, 2008, p.173

    5. 결언

    프랑스의 지역어들은 인근 국가들과의 교류로 인해 언어문화의 변동을 겪어왔다.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통용되는 프랑코프로방스어, 스페인, 이탈리아와의 국제적 연대로 알려져 있는 옥시탄어, 이탈리아의 근간에서 출발한 코르시카어는 비단 프랑스 지역어만의 표상이 아니라 유럽의 지역성(Eurorégionalité)25)으로 설명될 수 있다26). 이러한 배경에는 오랜 지중해의 역사적 교류와 혼종의 결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연대와 법령에 의한 적용이 한 요인이다. 유럽에 존재하는 여러 지역어 및 소수어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헌장은 프랑스 정부의 인식을 재고시켰다. 그 결과 프랑스의 지역어들도 유럽의 다른 지역어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와 유럽의 문화유산으로 보호받게 되었으며 언어유산으로 국가어와 공동의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 중에는 프랑스의 지역어이자 스페인의 공식어이기도 한카탈란어와 바스크어가 있고, 옥시탄어는 이탈리아의 공식어이며 코르시카어는 이탈리아에서 보호하는 언어이다. 또한 독일과 스위스 국경에 접한 지역어들 역시 유사한 사회문화적 표상으로서 그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물론 국가어의 규범화와 지역어의 존중 및 교육의 확대가 동일한 비중을 갖지는 않았다. 전쟁 혹은 혁명의 시기에는 국가어의 역할이 부각되었고 반면, 평화로운 시절을 희원하며 지역어와 지역문화에 대한 가치를 드높여 왔다. 또한 한 나라의 언어정책이 비단 자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 논의되고 구체적인 방법이 모색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사실상 이 연구는 프랑스의 지역어가 주변 정세 속에서 언어들 간 교류를 통해 언어의 경계를 생성 혹은 병합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그 근거로 지역어 법령을 역사적 프레임으로 살펴보고 육지와 해양의 언어 경계를 구분하여 지역어의 사회문화적 표상을 분석했다. 이로써 언어의 경계는 교류의 중심지를 비롯하여 여러 방향으로 다핵적인 방법으로 언어 교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향후 연구계획으로 프랑스 지중해지역의 언어 교류 연구의 연장선에서 지역어들의 구체적인 역사, 관습, 민속 등을 해석하고 활용하여 언어와 사회 교류 변동의 접점을 살펴볼 것이다.

    25)Laval, J.-P. “L'occitan et le catalan au coeur de l'eurorégion méditerranée nord-occidentale” (pp.229-232)  26)Goetschy, 1995,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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